◆삼국지 유무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오랫동안 온라인에서 유식, 무식 논란의 중심에 있던 주제가 바로 삼국지다.
서울대생과의 간담회라는 데서 나왔는데 그냥 장면 자체가 아쉬웠다.
질문할 방법도 대답할 방법도 몰랐다
그의 생각을 읽기 위한 윤석열의 검찰에 대해 질문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학생들은 계속 정치적인 질문만 했다.
여기서 학생이 질문을 하나 한다.
윤석열 개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질문이었다.
삼국지 중 누구를 좋아하는가?그리고 윤석열에게도 아주 멋진 질문이었다.
삼국지의 특정 인물(악인이라도)을 거론하기만 하면 입맛에 맞게 깔끔하게 표현해 줄 것이다.
그래서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자주 이용하는 이준석도 정말 가볍고 기분 좋게 질문을 받았다.
이하와 같은 포장이 가능하다.
동탁:한이부패하고몰락하는것을보고등장한중량감의리더여포:만인지적의장으로서실력으로증명하는리더(초선공희)조:냉정하지만사심이없고실력으로인재를중용하는리더
다만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윤석열이란 인물이 읽을 수 있는 3개도 있었다.
1) 모르는거 모른다고 하지마2) 질문에 맞는 대답을 못한다3) 이런 간단한 사안도 회피하려해
어쨌거나 윤석열이 오랜만에 삼국지 유무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삼국지는 상식인가.
이 논란을 스스로 정리하기 위해 간단히 한번 들여다보자.
먼저 삼국지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해보자.
중국의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얘기다.
정사삼국지와 소설삼국지가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어서 아는 내용은 소설삼국지이다.
수많은 군웅들이 난립한 시기부터 위나라의 조조, 촉나라의 유비, 오나라의 손권이 삼국정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들을 다루면서 소설식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영웅기이자 고전소설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현재도 수많은 파생 콘텐츠가 탄생하고 있다.
한국의 이문열 삼국지는 1988년 출간 이후 2000만 부 이상 팔렸을 정도로 소설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식, 무식, 지식, 상식
삼국지상식을 논하기에 앞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개념이다.
이를 두고 고민하기도 전에 삼국지 상식을 따지려 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무지의 영역이다.
유식과 무지는 말 그대로 식(지식)이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된다.
지식은 특정 분야에 대해 내가 배우고 노력해서 얻은 명확한 지식을 뜻한다.
상식은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가치관, 일반적인 견문, 윤리의식 등을 뜻한다.
이 포스팅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상식은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일반적인 견문”의 지적 부분이다.
이제 유식/무식에 대한 개념 정의를 명확히 할 수 있다.
<상식논쟁>의 유식/무지는 ‘상식:일반적인 견문’이 수준을 의미한다.
상식은 타인과 이야기하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기초 지식이다.
개념의 정의부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여 내가 매우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삼국지는 상식인가.
그렇다면 삼국지는 상식인가 아닌가를 간단히 논해 보자.
한·중·일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교차해 왔다.
한국은 동아시아에 속하며 삼국지는 한중일 동아시아를 대표해 공유하는 고전소설이다.
한국에서도 대히트를 쳤으며 현재도 꾸준히 파생된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
한국인의 언어습관에도 삼국지에서 유래한 많은 언어(웃참마속, 삼고초려, 괄목상대, 고육책, 계륵 등)가 활용되고 있으며, 많은 비유도 삼국지로 손꼽힌다.
옛 패션의 요람인 서울동묘는 삼국지의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다.
삼국지는 우리 삶에 생각보다 깊이 녹아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위쪽에서 상식이란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한 기반지식’이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삼국지는 상식이다.
조금 더 간단하게 우리 시대로 와보자
▲BTS, 오징어 게임=지금 한국이 전 세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문화로 한국인 대부분이 알고 있는 이름이다.
BTS와 오징어 게임 자체를 모른다면 무식해?처음 얼리어답터가 될 필요도, 아미가 될 필요도 없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문화로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내용이라면 적어도 그 내용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멤버의 이름이 무엇이고 작품 속의 의미가 무엇인지 몰라도 된다). 적어도 저런 문화의 존재와 기본 정보이다).
관심 없다로 끝내면 되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진다.
BTS와 오징어 게임은 현재의 상식이 됐다.
삼국지연의는필독도서인가?
삼국지연의는 한때 학생들의 필독도서로 이름을 날렸다.
과연 삼국지연의는 꼭 읽어야 할 책인가.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알 수 있어
삼국지가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고전소설로 자리 잡은 것은 내용 중 역사 팩트나 무력 순위 때문이 아니다.
수백 인물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간접적으로 배우고 참고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톈안먼 사태 이후 지금의 중국을 보면 상상할 수 없지만 한때 아시아의 문화 중심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으며 수많은 국가에 영향을 끼친 다양한 문화적 소양이 포함된 작품이기도 하다.
또 전략적 사고를 가능하게 해주는 아주 좋은 작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 삼국지를 읽으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이 나오고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모습도 많이 나온다.
읽는 방법에 달려 있다
윤석열은 무식한 건가?
그렇다.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삼국지는 정말 필독도서다.
너무 취향이 안 맞아서 삼국지를 안 읽어본 것 같다.
진정한 무지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는 모습이다.
이건 정말 무섭게 기피해야 할 무지다.
마지막으로 왜 요즘 우리는 이 무지한 개념을 무조건 이해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것이 정말 청년들을 위해 한국 사회가 취해야 할 모습일까?왜 자꾸 보편성을 해체하고 몰지성을 취하려 하는가.
“응, 그건 무식한 거야” “응, 그건 잘못한 거야”
이 한마디가 진짜 필요해.상식과 보편성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을 우습게 보지 말기 바란다.
상식을 위해서는 개인의 기본적인 노력이 당연히 필요하다.
이런 나이브함 속에서 법과 윤리를 알고 지켜야 한다는 상식조차 잊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것이 반지성주의의 무서움이다.